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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병원으로 옮기고 난 후 아버지의 재활치료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는 하루에 한시간 정도 했다. 30분씩 2타임이었거든. 하지만 여기 와서는 하루에 3~4시간으로 늘어난 것이 아주 좋았다. 아버지도 활동량이 많아지니 표정이 밝아졌다. 나 역시도 기분이 좋았다.
운동은 어떤 것을 했느냐면 침대에 다리를 고정시키고 서는 운동은 고정적으로 30분 하게 됐다. 그리고 워커라고 불리는 보행기를 팔로 지탱하여 아버지가 밀고 다니면서 걷는 운동을 하는 것이었다. 사이클 타는 것도 있었는데, 아버지에게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가 상반신은 멀쩡하니 허리를 곧추 세우고, 버티고 있으면 내가 사이클 발에 아버지 발을 끼워서 아버지가 스스로 다리를 움직이는 운동이었다.
뭐든 처음에는 쉬운 것이 하나도 없었다. 워커를 잡고 걸어다니는 운동을 하게 됐을 때, 첫 발을 내딛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 발 두 발, 이렇게 내딛다가 약간 주춤해서 넘어질 뻔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재활치료사가 부축해줘서 넘어지지는 않았다. 위태위태했지만 그래도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운동이 끝나자 땀이 비오듯 나는 아버지를 봤다. 감각은 무뎌져서 느끼지는 못하지만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땀을 닦아주면서 아버지에게 '오늘 수고했고, 내일은 한 발짝 더 내디뎌 봐'라고 말해주었다. 걷는 운동은 시간이 지날 수록 재활치료실 도는 횟수가 늘었는데, 최고 횟수는 2바퀴였다.
침대에 누워서 서는 운동은 대학병원에서 해왔기 때문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이건 운동신경을 되살리기 보다는 서는 감각을 잊지 말라는 자극 운동으로 보였다. 다 좋았는데, 이걸 하고 나면 아버지의 종아리와 발이 퉁퉁부었다. 듣기로는 혈액순환이 잘 안되서 그렇다고 한다. (운동신경이 없다보니 붓기를 빼려면 침대에 누워서 다리를 높이 바쳐야 한다고 했다.)
사이클 운동은 아버지가 중심잡기 힘들어 하는 운동 중에 하나였다. 사이클은 상체와 하체를 둘 다 신경써야 하는 만큼 집중력과 체력을 요했는데, 처음에 아버지가 하기에는 힘이 부치는 것이 당연했다. 다리에 힘이 없으니 발을 구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전동기능이 있어서 자동 모드를 통해 움직였는데, 다리가 굳지 말라고 하는 운동이라고 했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신경도 되 살아난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했었다.
물리치료사를 잘 만나서 지도편달을 받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재활병원에서 운동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으로 회상한다. 어딜가나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그 사람은 나에게도 은인이었는데, 항상 밝게 인사해 주었기 때문에 본 받을 만한 사람이었다. 그 때 당시 나도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밝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나에게도 도움이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