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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재활병원에서 재활을 꾸준히 받고 있던 어느날이었다.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하다가 열감이 생겼다. 이 때가 코로나 시절이었기 때문에 코로나 검사 키트를 이용해서 검사를 진행했다. 양성이 나와 타 병원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왜 이 병원에서는 안되냐고 물었더니 재활병원이라 코로나가 전염되기 때문에 안된다고 하더라. 격리 병동조차 없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대학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다. 응급실로 이동 중에 구급대원이 '원래 다니시던 병원이에요?'라고 물었는데,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자 '요새는 코로나 환자가 너무 많아서 대학병원에서 잘 안받아 주는데, 다니시는 병원이면 받아 줄거에요'라고 설명을 해줬다. 병원도 학연*지연*혈연처럼 연고가 있어야 다니기 편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아버지는 바로 양성이 나와서 예전에 입원했었던 신경외과 병동으로 이동하여 격리병실로 들어갔다. 이 때 간병인도 같이 따라갔는데, 간병인이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 '원래 간병인은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할 때는 안 따라가는데 나는 특별히 따라간거라고'. 속으로 뭐 그딴게 다 있지?라고 생각했다. 고용하면 따라 오면 되는거지. 돈도 주는데 말이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근무지가 변경되는 것이기 때문에 나름 민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9층에서의 생활은 예전과 동일했지만 다인실 격리실을 혼자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대신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해서 불편했다. 아버지는 그래도 독실이라서 좋아하는 눈치였다. 식사도 잘나오고 나쁜 것은 없었다. 지금에서 말하지만 재활병원 밥보다 대학병원 밥이 퀄리티가 더 좋다고 하더라 하하하.
병원 입원 기간은 1주 정도였던 것 같다. 이러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이전 병원에서 자리를 뺀거냐고. 그렇지는 않다. 재활병원이나 요양병원은 타병원 입원을 하게 되면 1주일간은 자리 보존을 해주는 관례가 있어서 아버지는 퇴원하고 나서도 원래 병실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게 좀 유도리 있고 좋은 시스템인 것 같았다.
재활병원에서 생활하다 보면 코로나 뿐만 아니라 감기가 잘 걸릴 수 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생활하는 것도 그렇지만 재활치료실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다 보면 마스크를 안 쓰기 때문에 더 걸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마스크를 잘 쓰고 운동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히 많고, 쉬다가 벗는 사람들도 있고 해서 난처할 때가 많았다.
코로나 시절에는 마스크 써달라는 이야기를 듣고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었기 때문에, 쉽사리 마스크를 써달라고 말하기 어려웠다. 결국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와 환자가 유념해서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병원 입원 중에 병이 안 걸린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이다.